하세가와 키세이가 번역하는 동종요법 책에 들어갈 글이다. 동종요법을 사용해온 몇몇 사람들의 이야기 중에 하나로. 글을 쓰다보니 좀 길어졌다. 너무 길어졌나?^^;; 글을 쓰다보니 그동안 여러모로 도와주고 옆에 있어준 하세가와 키세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몽글몽글! 고마워요. 키세이상! 난 뭘로 보답할 수 있으려나?... 살다보면 갚을 날도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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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며 자라며] 

동종요법 레메디를 알게 된지 벌써 4년째가 되었다. 남편과 함께 7개월 된 아기 여름이를 데리고 홍동으로 내려온 지도 이제 만 4년이 되어간다. 서울에서 여름이는 몇 주에 한번씩 꼭 밤늦게 깨어서 몇 시간씩 눈도 안 뜨고 울곤 했다. 첫 아이이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막막했다.  

아이를 낳기 전에 '약이 병을 만든다(소담출판사)'라는 책을 읽었고, 산부인과가 아닌 조산원에서 여름이를 낳으면서 가능하면 병원이나 일반적인 약에 기대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워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감기나 열이 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였다. 그러다가 홍동에서 노야와 사라 엄마, 하세가와 키세이씨를 만났다. 나보다 먼저 두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많이 되었다. 그러다가 동종요법 레메디를 소개받게 되었다. 자다가 일어나 심하게 울거나, 이가 나면서 많이 보챌 때, '캐모밀라(캐모마일로 만들어진 레메디)'를 입에 넣어주라고 했다. 신기하게도 몇 분 지나니 여름이가 진정되고 쌔근쌔근 잠을 잘 자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몇 번하면서 하세가와 키세이씨의 도움으로 일본에서 동종요법 기본 키트를 사고, '동종요법 바이블(국제출판사)'이라는 책을 사서 조금씩 동종요법 레메디를 사용하게 되었다. 실상, 여름이는 두돌반까지 심하게 아픈 적이 없었다. 감기에 걸리면 감입차도 먹이고, 각탕(족욕)도 하고, 동종요법 레메디도 먹으면 삼일정도면 감기도 거뜬히 이겨냈다. 예방접종을 안했기 때문인지 고열로 고생한 적도 거의 없었다. 

그러다가 세살이 되어 동생이 생기면서 스트레스가 많아져서인지 면역력이 약해지면서, 온 몸에 두드러기가 났다. 물렁종의 일종이었는데 가려워하기도 했고, (피부전문병원에서는 아토피는 아니지만, 아토피 소인이 많은 아이라고 진단했다. 육류, 개털, 고양이털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 그해 여름에는 벌레 물린 곳에 상처가 깊어져서 농가진이 되어서 항생제를 며칠 먹기도 했다. 그런데 항생제를 먹이니 부작용으로 일주일 내내 설사를 했다. 이전에 한번도 배탈이 난적이 없었는데, 정말 많이 힘들어했다. 다행히 피부과 의사선생님을 잘 만났던 것 같다. 항생제나 스테로이드 약으로만 치료하려고 하지 않고, 기본적인 보습의 중요성을 알려주시고, 달맞이꽃 종자유(감마리놀렌산) 등을 처방해주셔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일단 물렁종이나 농가진은 진정이 되었지만, 피부로 이렇게 드러나는 것 아래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장기적으로 알레르기를 없애야겠다는 생각으로 하세가와 키세이씨와 의논을 하다가, 일본에 계신 마리오 언니를 소개 받았다. 마리오 언니는 일본에서 동종요법 치료자 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 임상 연구과정으로 여름이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고 전반적인 처방을 해줄 수 있다고 했다. 아직 공부하는 중이기 때문에, 진료비는 없이 처방되는 레메디비용과 배송료만 지불하면 된다고 했다. 

마리오 언니가 보내주고 하세가와 키세이씨가 번역한 동종요법 질문지는 20장 이상이 되었던 것 같다. 지금 여름이의 피부 상태 뿐 아니라, 평소 식습관, 수면 습관, 정서적인 상태, 최근의 급격한 변화가 있었는지, 부모와 조부모의 병이나 먹었던 약이 어떤 것이 있었는지 등 병원에서는 한번도 받아 본적 없는 자세하고 통합적인 질문지였다. 한국에서 동종요법으로 치료를 받을 때, 진료비가 꽤 비싸다고 들었는데 납득이 갔다.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것도 큰 원인이겠지만, 이렇게 자세하고 통합적으로 환자의 상태를 살펴 처방을 하기 위해서는 한 환자에게 시간이 절대적으로 많이 들기 때문이다. 

여름이는 첫 번째 레메디 처방을 받아서 한달정도 먹고, 상태를 살피면서 3번 더 처방을 받아 레메디를 먹었다. 처음에는 진정되었던 가렴움이 더 심해지기도 했고, 정서적으로도 표현되는 부분도 많았고, 밤에 발버둥을 치며 우는 날도 며칠 있었던 것 같다. 처음 2주 정도가 제일 힘들었는데 이전에 억압된 부분이 드러나는 것이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마리오 언니나, 하세가와 키세이씨가 중간 중간 아이의 상태를 물어봐주고, 도움을 줄 수 있는 레메디를 안내해주고, 같은 엄마로써 '수영씨 힘내세요.' 라고 말해줘서 참 고마웠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는 아이에 대해 불안한 마음과 엄마로써 내가 뭘 잘 못한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함께 가지는 것 같다. 아이를 돌보는 일이 육체적으로도 힘들고, 이런 심리적인 압박으로 더욱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같은 엄마로써 힘을 주고, 좋아질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함께 기다려보자고 이야기해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그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지금 다섯 살인 여름이는 알레르기 반응 없이, 가려움 없이 건강하게 잘 지내고 밥에도 잘 자게 되었다. 이번 여름에도 벌레에 많이 물렸지만, 농가진으로 발전한 것은 없었다. 심리적으로 안정되었다. 생후 6개월쯤부터 있었던 손톱 아래 사마귀가 4살 때는 3개로 늘어나서 냉동치료를 받아야 하나 고민했었는데, 레메디 처방을 받으면서 3개 모두 자연스럽게 없어졌다. 6개월이 안되는 시간동안 여름이의 면역이 엄청 좋아졌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결과라 생각된다. 

우리집에서는 일단 아프면, 동종요법 책을 읽어보며 적절한 레메디가 있는지 찾아본다. 여름이도 그게 당연한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어디가 어떻게 안 좋은지 상태를 확인한다. 감기, 고열, 수두, 수족구 등을 병원약 먹지 않고 잘 지나갔다. 동종요법 만이 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플 때, 각탕을 하거나, 겨자습포를 하고, 감잎차나 허브차를 마시거나, 녹두죽을 끓여 먹고, 뜸을 뜨거나 침을 맞는 것만으로도 가능한 부분이 많다. 이와 같은 것을 하기 어려운 어린 아가들에게는 동종요법이 더욱 고마운 처방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조금 큰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면 이런 것을 하면서 동종요법을 하면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지금도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동종요법이 효과적임을 증언하고 있다'는 '동종요법 바이블(p13)'에 나오는 글처럼, 동종요법은 과학적으로 답을 하거나, 나와 같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하지만 임상적인 치료의 결과가 분명히 있으니 사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실상 우리 삶에 중요한 것, 예를 들어 남녀가 사랑에 빠진다거나, 엄마의 뱃속에서 아기가 자란다거나, 숨을 쉬는 것과 같은 일은 과학적으로 이해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일은 아니니 말이다.  

이 책은 지난해부터 1년 이상 매주 2시간씩 동종요법 공부모임을 함께 하면서 조금씩 번역을 했던 것이다. 동종요법 레메디에 대해서도 배우고, 아이들이 어릴 때 거쳐가는 소아병, 병이 무엇인지, 면역이 무엇인지, 예방접종에 대해서도 함께 공부했다. 아이들이 함께 한 자리라서, 공부를 하다가 아이들이 울기도 하고 젖을 먹기도 하고 낮잠을 자기도 했다. 단순히 지식만 배운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아플 때 대처하는 방법을 서로 이야기하고, 경험을 나누며 서로에게 힘을 주었다. 함께 공부할 자리를 열어주고, 우리 아이들이 좀 더 평안하게 건강하게 자라도록 도움을 준 하세가와 키세이씨와 동종요법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끝)

키세이상의 블로그에서 찾아낸 오래된 사진 2008년 10월 7일. 홍성에서 샘이네랑 살았던 집 마당. 아마도 엄마들 모임 시작하고 얼마안되었을 때. 샘이, 강이, 여름이, 사라, 노야 진짜 그사이 많이 컸네. 엄마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상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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