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다 읽었다. 서울에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어쩌면 독서모임에 참여했던 김형경의 팬클럽 회원처럼, 나 역시 김형경이라는 이름에 기대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아마도 나는 누구보다, 김형경의 글에 많이 기대어 있었고, 어디에서든 한번 만나고 싶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책을 다 읽은 후, 허탈하다. 종교, 사랑, 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그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곤란한 마음이다. ‘전의 종교는 의존 대상이었다. 나는 엄마 무릎에 앉는 아기처럼 법당에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을 좋아했다(274)’라는 말처럼, 나 역시 삶의 오랜 시간을 의존 대상으로 종교를 가지고 살아왔다. 그리고 그 의존성에서 조금 벗어나보려는 시간을 지나고 있는데, 결국 마지막 훈습의 과정이 종교라니. 아, 뭔가 맥이 풀리고, 정리가 안되는 마음이다.

‘생에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싶은 욕구, 자유롭고 충만하게 살고 싶은 욕구, 파편화시켜 둔 내면을 통합하여 진정한 나 자신이 되고자하는 욕구였다. 변화란 삶의 외형이나 행동방식을 바꿔서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인식, 관점, 사고의 틀이 바뀌는 지점에서 성취되는 것임을 훈습과정에서 체험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27)’

‘훈습은 우리가 외면해 온 것을 되찾는 작업이며, 부정했던 것을 수용하여 온전하게 하는 과정이다.(26)’

 


책을 읽는 동안, 마음 속에서 흐르는 몇가지 줄기를 어렴풋이 보았다. 시기심, 불안, 거절 당하는 것이 두려워 거절하지 못하는 마음.

‘그들의 행동은 그들의 것이고, 나의 감정은 나의 것이었다.(31)’

‘상대의 부당함이 나의 분노를 정당화시키지 않으며, 상대의 언행과 나의 감정을 분리시킬 줄 모르는 행위였음을 알게 되었다.(122)’

‘상대의 감정에 대응하는 순간, 고스란히 그와 똑같은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126)’

‘내가 글쓰기를 통해 나의 존재를 증명하려 했다는 사실이다.(76) .. 권위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욕망... (79) 노인들 곁에 머무르며 그분들 이야기를 듣기 좋아하는 마음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차린 것은 훈습 기간의 거의 마지막에서였다.(82)’

 


‘무의식 속 결핍, 결함, 결점들을 내 것으로 인정하자 내면이 가볍고, 환하고, 편안해졌다. ...  지금 불편을 느끼는 내 마음은 무엇이지?(84)

이 질문 하나를 마음에 품고 살아가 볼까 한다. 일단 그것이 나에게는 화두이다. 화가 치밀어 오르고, 시기심으로 마음이 뒤숭숭할때, 누군가가 미워질때, 지금 내 마음은 무엇이지 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한다. ‘혼자 조용히 머물면서’ 말이다.


(201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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